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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 모음 - 3★

★이슬이★ 2017. 3. 10. 14:20



 

윤동주 시 모음 - 3


사랑스런 추억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트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나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가고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아아, 젊은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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