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네
그, 소중한 인연을
자네는 헌신짝처럼 버리고, 짓밟고, 뭉겨 버렸네
자네 아프고 수족을 못 쓸 때
누가 건사를 해주었나?
자네 식구들이 거들떠도 보았는가?
벗이기에 내가 해주었네
생색내는 것이 아니라네
자네의 더러운 인간성에 회의를 느껴서네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네를 건져줬더니
보따리를 내놓으라니
자네는 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일세
아시는가?
요즘 자네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악마 같다네
무고한 사람을 자네의 세 치 혓바닥으로 모함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여기저기 이간질에 거짓 혓바닥을 놀리고 ,
만만한 게 홍어 젓이라고, 툭하면 나를 걸고넘어지나
자네 그 죄를 어찌 감당하려고 그런 짓을 하는가?
거짓은 잠시 진실을 이길 수는 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진상이 드러난다네
이 사람아, 푸른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가 있던가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가 없다네
재물이 많으면 무얼 하겠는가?
권력의 힘이 있으면 무얼 하겠는가?
하루 세끼 죽을 먹어도
마음이 편해야 그것이 진정 행복이라네
아시겠는가?
자네에게 부탁하네
마음속에 있는 못된 망령들
저 지옥 불구덩이에 던져 버리고,
마음을 다잡고 ,
깨끗한 마음으로 새 삶을 시작하시게나
죄는 미워도,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 했네
지금은 자네를 용서할 수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네를 용서할 수 있을 것이네
단 하루를 살아도 선한 마음으로
세상의 빛이 되게, 어둠이 되지 말고
